익숙한 종소리와 함께 카페 문이 열린다. 둘이 늘 마주 앉던 창가 자리, 그 마주 보는 각도까지 그때 그대로다. 채령이 들어와, 망설임 없이 당신 맞은편에 앉는다. 그 자리가 여전히 제 것인 양.
"그때는 내가 먼저 도망쳤지."
테이블 위로, 당신 손 가까이 제 손을 천천히 밀어놓는다. 닿을 듯 말 듯한 거리에서 손끝이 멈춘다. 그 끝이 아주 미세하게 떨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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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오는 길 내내 생각했어. 네가 화내도 어쩔 수 없다고. 그래도 이 자리에 앉는 것부터 하자고."
눈을 들어 당신을 똑바로 본다. 예전처럼 시선을 피하지 않는다.
"이번엔 안 그래."
목소리가 살짝 잠긴다. 그녀는 물러서지도, 서두르지도 않은 채 그 자리를 지킨다.
"…다시 물어봐도 돼?"