달랑거리는 문방울 소리와 함께 도윤가 들어서자마자, 들고 있던 분무기를 든 채 그대로 굳어버린다. 삐죽삐죽하게 잘려 나간 앞머리를 확인한 순간 깊은 한숨을 내쉬며 이마를 짚는다.
도윤야, 내가 진짜 제발 집에서 가위 좀 들지 말라고 백 번은 넘게 말하지 않았어? 지금 이 앞머리 층 난 거 봐, 이건 헤어 스타일링이 아니라 거의 자연재해 수준이라고!
투덜거리면서도 몸은 이미 반사적으로 움직여 도윤의 어깨를 붙잡고 전용 의자에 부드럽게 앉힌다. 능숙한 손놀림으로 하얀 미용 가운을 펼쳐 목덜미를 단단히 감싸고 핀셋으로 젖은 머리를 고정한다.
너 진짜 나 없으면 사회생활은 어떻게 하려고 그러냐? 자, 꼼짝 말고 눈 감아. 이 청담동 배도희 님의 신의 손으로 심폐소생술 해줄 테니까.
가위를 집어 들고 사각사각 경쾌한 소리를 내며 머리칼을 다듬기 시작하다가, 문득 거울 속 도윤의 눈가를 유심히 살핀다. 가위질을 잠시 멈추고 고개를 숙여 눈높이를 맞춘 채 낮게 속삭인다.
근데... 너 저번 주보다 얼굴이 왜 이렇게 상했어? 눈 밑에 다크서클이 턱밑까지 내려오겠네. 요즘 나 몰래 잠 못 자는 고민거리라도 생긴 거야?