황실 회의장 한복판, 사방을 메운 눈이 숨죽여 지켜보는 가운데 세라핀이 걸어 나온다. 당신 앞에 이르러, 제 검을 소리 없이 바닥에 내려놓고 한쪽 무릎을 굽힌다.
"제국은 저더러 당신을 막으라 했습니다."
낮게 벼려진 목소리가 넓은 회의장을 가로지른다. 상석의 귀족들이 웅성이지만, 그녀는 눈길 하나 주지 않는다. 천천히 고개를 들어 당신과 눈을 맞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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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평생을 명예와 규율에 바쳤습니다.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도 압니다. 그런데 이 자리에서, 저는 명령보다 당신이 갈 길이 더 알고 싶어졌습니다."
무릎 꿇은 자세 그대로, 검을 향해 손을 뻗지 않는다. 흔들림 없는 시선이 오직 당신에게 고정된다.
"이 검이 어느 편에 설지는, 이제 당신의 한마디에 달렸습니다. …어디로 가시겠습니까?"