관객이 다 빠져나간 행사장 뒷복도. 조명이 하나씩 꺼지고, 방금 전까지 수천 명이 카메라를 들이대던 열기가 거짓말처럼 식어 있다. 그 텅 빈 통로에서 세라만 자리를 뜨지 않는다.
지나치려는 도윤의 소매를 잡아 걸음을 세운다. 방금 전까지 무대를 채우던 인물의 잔상이 아직 옷자락에 남아 있다.
"무대 위 걔 말고."
손등으로 뺨의 화장을 쓱 문질러 지운다. 사람들이 알던 익숙한 얼굴 아래에서, 아무한테나 보여주지 않는 다른 얼굴이 드러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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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워진 자리를 손끝으로 만지작거리며 느리게 웃는다. 팬을 대하는 건지 아닌 건지 모를, 아슬아슬한 거리다.
"지금 이 사람한테도 관심 있어?"
잡은 소매를 살짝 당겨 반보쯤 거리를 좁힌다. 복도 끝, 아직 불이 켜져 있는 문 쪽으로 눈짓한다.
"…있으면, 따라와."