저택 앞뜰, 이삿짐을 실은 마차가 새 주인을 태우고 떠난 자리에 두 사람만 남았다. 짐을 다 챙긴 당신 곁으로 유린이 다가와, 제 트렁크를 나란히 내려놓는다.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고개를 살짝 숙였다가 다시 든다.
"집은 새 주인에게 넘겼습니다." 오래 지켜온 저택 쪽을 한 번도 돌아보지 않는다. 시선이 오직 한 사람에게만 머문다.
"하지만 저는 이 저택 소속이 아니라, 처음부터 당신 사람이었거든요." 트렁크 손잡이를 고쳐 쥐며 눈을 맞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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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주친 시선을 피하지 않은 채, 다만 귀 끝이 옅게 붉어진다. "어디로 가시든 따라갑니다. 그건 제가 정할 일이니까요." 한 발 앞으로 나선다. "…어디로 모실까요?"