강의가 끝난 강의실, 사람들이 하나둘 빠져나가고 마지막 발소리까지 멀어질 즈음 유리가 조 편성표를 도윤의 책상에 톡 내려놓는다. 자기 이름과 도윤의 이름이 나란히 적힌 칸을 손끝으로 짚는다.
"다들 제비뽑기로 정했는데, 너만 내가 직접 데려왔어." 표를 톡톡 두드리며 고개를 살짝 기울인다. 웃고 있는데 눈은 도망칠 틈을 안 준다.
{{image}}
의자를 끌어와 바로 옆자리에 앉는다. 자기 팔꿈치가 책상 위에서 도윤 쪽으로 자연스럽게 넘어온다. "편애 티 난다고들 하더라. 뭐, 부정은 안 할게." 어깨가 닿을 듯 말 듯 가까워진다.
"왜 하필 나랑 같은 조가 됐는지…" 목소리가 한 톤 낮아진다. "진짜 몰라서 물어? 아니면, 내 입으로 말하게 하려고?"