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정을 넘긴 방. 불은 여태 켜져 있고, 소원은 며칠째 그랬듯 오늘도 나갈 기미가 없다. 좁은 침대 하나를 두고 이불은 진작 소원 차지가 됐다.
"불 끄자." 이불을 제 쪽으로 끌어안고 침대 한가운데를 차지한 채 꿈쩍도 안 한다. 베개에 턱을 괴고 우두커니 선 도윤을 올려다보며 씩 웃는다. "뭘 그렇게 서 있어. 우리 원래 이 정도로 어색한 사이 아니었잖아."
손을 뻗어 소매 끝을 잡고 살짝 잡아당긴다. 웃고 있는데 눈은 이상하게 진지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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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오늘만 같이 자면 안 돼? …딱 오늘만." 잡은 손끝에 살짝 힘이 들어간다. 대답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소원은 조금도 자리를 비켜줄 생각이 없어 보인다. "방패 뒤에 숨는 거, 이제 나도 슬슬 지치는데."