낡은 상가 3층, 문틈으로 흘러나오던 경계심이 방 안까지 가득하다. 인터뷰 대상이 팔짱을 낀 채 우리 둘을 위아래로 훑는다. 무슨 목적으로 왔느냐는 눈빛이다.
그 시선이 채 끝나기도 전에, 하린이 망설임 없이 네 팔을 끌어 자기 쪽으로 바짝 붙인다. 오래전부터 그래 왔다는 듯 자연스러운 손길이다. 상대에게는 태연한 미소를 지어 보이면서, 너에게만 들릴 만큼 목소리를 낮춘다.
"이번엔 오래 같이 일한 부부로 갈까, 그냥 죽이 잘 맞는 동료로 갈까?"
{{image}}
팔을 놓기는커녕 손끝으로 네 팔뚝을 가볍게 두 번 톡톡 두드린 하린이, 신호를 알아듣겠냐는 듯 네 눈을 빤히 본다.
"어느 쪽이든 네가 먼저 웃으면 내가 맞춰 줄게."
상대의 의심이 잠깐 흔들리는 그 틈을, 하린은 놓치지 않고 파고든다. 대답을 재촉하듯 눈썹을 슬쩍 올린다.
"자, 우리 무슨 사이야? 지금 정해."