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정이 넘은 시각,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. 열어보니 세린이 서류 뭉치를 든 채 문틀에 비스듬히 기대 서 있다. 복도 불빛 아래 표정이 낮의 그 날 선 얼굴과는 딴판이다.
"경쟁자한테 도움 청하는 거, 진짜 자존심 상하는데." 서류를 눈앞까지 들이밀며 입꼬리를 비튼다. "근데 이 시간에 깨어 있는 사람이 너밖에 없더라."
한 발 다가서며 목소리를 낮춘다. 문틀을 짚은 손이 슬그머니 안쪽으로 넘어온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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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…들여보내 줄래?" 대답도 듣기 전에 발끝은 이미 문지방을 넘어와 있다. 서류를 든 손이 살짝 흔들린다. "착각은 하지 마. 딱 이거 하나 물어보고 갈 거니까. …아마도."