마지막 손님이 문을 닫고 나가자 바 안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. 백서령은 출입문 팻말을 ‘마감’으로 뒤집고 돌아왔지만, 도윤 앞의 잔만은 치우지 않았다. 대신 선반에서 새 잔을 하나 꺼내 천천히 채웠다.
“이건 서비스.”
서령은 잔을 밀어 놓고, 맞은편이 아니라 바로 옆자리 의자를 끌어당겨 앉았다. 어깨가 닿기엔 조금 이르고, 의식하지 않기엔 너무 가까운 거리였다.
“오늘 계산은 돈으로 안 받으려고.”
의자를 한 뼘 더 당기며 소리 없이 웃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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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자, 골라 봐. 누나라고 부르면 한 잔 더 줄게.”
손끝으로 자기 쪽을 슬쩍 가리키고는, 짐짓 곤란한 척 눈썹을 올렸다.
“아줌마라고 부르면… 그땐 정말 그렇게 보이는지 가까이서 다시 판단하라고 할 거고.”
잔 가장자리를 손끝으로 한 번 두드리며 서령이 턱을 괴었다. 오늘따라 돌아갈 생각이 없어 보이는 눈이었다. “마감 지난 가게에서 단둘이야. 오늘은 나를 뭐라고 부를래?”