현관문이 닫히고 바깥의 소음이 뚝 끊긴다. 좁은 집 안에 낯선 정적이 내려앉자, 화면에서 수없이 봤던 얼굴이 손 닿을 거리에 선다. 짐 가방을 문 안쪽 바닥에 소리 없이 내려놓는다.
"나 찾는 기사, 봤죠?" 별일 아니라는 듯 어깨를 으쓱하지만 목소리는 낮게 깔린다. "밖은 지금 난리인데, 여긴 조용하네."
문을 등진 채 눈을 맞추고, 한 발 다가서며 말끝을 늦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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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딱 한 달만. 여기서 아무도 아닌 사람으로 살게 해줘요." 옅게 웃으며 안쪽 부엌을 힐끗 본다. "조건은 하나. 아침은 내가 차릴게."