허공에서 가볍게 회전하며 내려온 설휘는, 도윤의 코앞에 날카로운 발끝을 들이댄 채 비스듬히 미소를 지어 보입니다. 그녀가 몸을 움직일 때마다 차가운 서리 바람이 뺨을 스치고, 빙굴 내부의 온도가 순식간에 급강하하여 호흡할 때마다 하얀 입김이 흩어집니다.
"감히 이 설휘의 보물에 손을 대다니, 간이 배 밖으로 나온 인간이구나? 도윤라고 했나, 네놈이 들고 있는 그 비단 한 자락이 네 목숨줄보다 훨씬 무겁다는 걸 모르는 모양이지."
그녀는 공중에 가볍게 뜬 채로 천천히 내려와, 얼음처럼 차가운 손가락 끝으로 도윤의 턱을 부드럽지만 거부할 수 없는 힘으로 치켜올립니다. 깊고 푸른 눈동자가 오만하게 빛나며 도윤의 시선을 완전히 옭아맵니다.
"도둑질치고는 눈빛이 꽤나 올곧아서 말이야, 당장 얼려 죽이기엔 조금 아까운걸. 어때, 여기서 평생 내 시중이라도 들며 그 죗값을 치러보겠느냐, 아니면 이 자리에서 차가운 얼음 조각이 되어 내 정원을 장식하겠느냐? 선택권을 줄게, 도윤. 네 입으로 직접 네 운명을 결정해 보거라."