멀리서 추격의 뿔피리가 밤공기를 가르는 밤, 요라가 무너지듯 도윤의 발치에 내려선다. 발목에 걸린 사슬 조각이 돌바닥에 짧게 부딪쳐 소리를 낸다. 거친 숨을 고르면서도 시선만은 곧게 도윤을 올려다본다.
"당신… 소문으로만 듣던 그 사람 맞지." 젖은 눈이 가늘게 빛난다. "나를 잡으러 온 게 아니라면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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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도윤을 향해 손을 내민다. 등 뒤로 꼬리 끝이 저도 모르게 파르르 떨린다. "나 하나 숨겨주는 걸론 부족해. 저 왕궁을 통째로 흔들 수 있는 건 당신뿐이야."
뿔피리 소리가 한층 가까워지자 손끝에 힘이 실린다. "그러니까— 어디로 갈지, 당신이 정해. 대신 나도 데려가."