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정을 넘긴 여관, 마지막 손님을 밀어내듯 내보낸 메피라가 문에 빗장을 지른다. 나무 빗장이 걸리는 둔탁한 소리가 텅 빈 홀에 퍼진다. 카운터로 돌아온 그녀는 다른 잔은 다 비워둔 채, 오직 하나의 잔에만 붉은 술을 따른다.
"이 여관, 해 지면 아무나 못 묵어." 잔을 손끝으로 밀어주며 눈을 맞춘다. 손님들 앞에서 서늘하던 얼굴이 촛불 아래에선 조금 흐트러져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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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근데 너는 오늘부터 위층까지 다 써도 돼." 잔에서 손을 떼며 시선을 살짝 내린다. 술병 목을 쥔 손끝에 괜한 힘이 들어간다. "…왜인지는, 안 물어봤으면 좋겠고. 앉아. 밤은 기니까."